“말 못하고 ‘왈왈’ 짖었다” 개 6마리와 자란 8살 소년 구조…태국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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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수정 2025-07-03 17:53
입력 2025-07-03 16:41

母 구걸 생활하며 어린 아들 방치…마약 ‘양성’
“오직 개들과 의사소통”…아동보호시설 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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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6살 소년이 가족으로부터 방치돼 개 여섯마리와 함께 살다가 구조됐다. 당국 제공
태국에서 6살 소년이 가족으로부터 방치돼 개 여섯마리와 함께 살다가 구조됐다. 당국 제공


가족으로부터 방치돼 개 여섯마리와 함께 살다가 구조된 태국 8살 소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A(8)군은 지난달 30일 태국 북부 우타라딧 주(州)에 있는 낡은 목조 주택에서 발견됐다.

현지 학교장의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단체는 경찰·교육부 관계자 등과 함께 A군이 사는 집을 급습해 그를 구조했다.

A군에게는 어머니(46)와 형(23)이 있었지만 이들은 수년간 A군을 방치했고, A군은 개 6마리와 주로 어울려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아동보호단체 대표인 파위나 홍사쿨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군은 말을 하지 않았고 개처럼 짖기만 했다”며 “너무 안타까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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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6살 소년이 가족으로부터 방치돼 개 여섯마리와 함께 살다가 구조됐다. 당국 제공
태국에서 6살 소년이 가족으로부터 방치돼 개 여섯마리와 함께 살다가 구조됐다. 당국 제공


A군은 유치원을 다닌 적이 없었고 초등학교 때 한 차례 학교에 갔을 뿐 사실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홍사쿨은 “A군 어머니는 무상교육 보조금으로 400바트(약 1만 6000원)를 받았지만 A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A군 어머니는 마을과 사원을 돌면서 돈과 음식을 구걸해 생활했고, 장기간 집을 비울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A군은 사람과 교감을 하지 못하고 오직 개와 시간을 보내면서 자랐고, 개의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한 뒤에는 의사소통을 위해 짖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웃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A군과 어울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당국 관계자는 A군을 구조한 뒤 그의 어머니와 형을 상대로 마약 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그 집은 마약 위험 지역에 속해 있다”며 “함께 놀 친구가 없던 A군에게는 오직 개들이 친구였다”고 말했다.

A군 어머니와 형은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군은 지역 아동 보호시설에 입소한 상태다. 아동보호단체는 당국과 협력해 정규 교육을 지원하고 사회 재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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