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이 1000억 증발?’…이제야 깨달은 토트넘의 K값어치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7-27 19:46
입력 2025-07-27 16:44
│한국 팬덤이 만든 ‘손흥민 특수’…이적 시 토트넘의 세계화 전략은 근본부터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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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없이 1000억 증발?’…이제야 깨달은 토트넘의 K값어치
‘손흥민 없이 1000억 증발?’…이제야 깨달은 토트넘의 K값어치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2025년 5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은 경기력뿐 아니라 전 세계 팬덤과 상업적 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AP 연합뉴스·텍스트 오버레이 추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33)의 이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그가 창출해온 아시아 팬덤과 상업적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6일(현지시간) “손흥민의 이탈은 단순한 전력 손실이 아닌 연간 최대 1110억 원에 달하는 상업적 수익과 글로벌 팬덤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 결장하자 5000명 ‘관광 팬’ 사라져…‘K값(한국 팬덤)’는 숫자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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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1일(현지시간)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전이 끝난 뒤 아쉬운 표정을 짓는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 이날 경기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5년 5월 11일(현지시간)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전이 끝난 뒤 아쉬운 표정을 짓는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 이날 경기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올봄 손흥민이 발목 부상으로 홈경기를 결장했을 당시 경기장 주변의 열기 자체가 급격히 식는 현상을 체감했다.

특히 한국인 단체관광객의 대거 이탈이 눈에 띄었고 실제로 해당 경기의 관중 수는 프리미어리그 홈경기 중 유일하게 6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경기장 내 ‘손흥민 7번’ 유니폼 판매도 함께 줄었다. 구단 공식 스토어에는 평소 손흥민 유니폼을 구매하려는 한국 팬들이 많았고 등 뒤에 ‘손흥민’이라는 한글 이름을 넣어 주문 제작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런 맞춤 유니폼 수요가 손흥민 결장 경기에서는 눈에 띄게 줄었다.

연간 최대 1110억 원…숫자로 본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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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유니폼 주세요!”…직관 팬의 진심 담은 손팻말
“SON, 유니폼 주세요!”…직관 팬의 진심 담은 손팻말 2024년 9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대 브렌트퍼드 경기 직후, 한 어린 토트넘 팬이 손흥민에게 유니폼을 요청하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간접적으로 창출하는 상업적 가치가 연간 4000만~6000만 파운드(약 740억~1110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한다.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를 수상했던 2022년 여름, 토트넘이 한국 서울과 수원에서 치른 두 차례 친선경기에는 10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렸고 사전 판매된 손흥민 유니폼만 4800벌이었다.

당시 경기 생중계는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실시간 시청자 수 20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단순한 인기 선수를 넘어 한류의 핵심 축으로 성장한 스포츠 스타다. 그가 있는 팀은 곧 한국 내 팬덤의 중심이 된다.

실제로 CLV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 토트넘 팬의 92%는 ‘손흥민 때문에 응원한다’고 답했다.

데일리메일은 “손흥민이 팀을 떠날 경우 한국 내 스퍼스 팬덤은 급격히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흥민 중심의 ‘아시아 전략’…출전 여부가 수익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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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요구한 캡틴…손흥민, 유로파 3번째 골 세리머니
침묵을 요구한 캡틴…손흥민, 유로파 3번째 골 세리머니 2025년 1월 23일(현지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TSG 호펜하임과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손흥민이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손가락을 입에 대며 ‘쉿’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루카스 베리발,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 로이터 연합뉴스


토트넘이 아시아에 집중한 세계화 전략도 사실상 손흥민과 함께 설계됐다.

구단은 지난 10년간 미국 투어를 중단하고 아시아 생명보험사 AIA와 스폰서십을 이어오며 동아시아 시장에 집중해왔다.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프리시즌 투어 계약에는 ‘손흥민 출전 시 경기 수익이 배로 뛴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고 실제로 그가 출전하지 않을 경우 일부 경기는 성사조차 어려웠다.

구단도 이 흐름을 이용해 한국인 윙어 양민혁을 지난해 강원에서 영입했고 그는 올 상반기 퀸즈파크 레인저스 임대 시절 구단 내 최다 유니폼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 팬들은 단순히 한국 선수가 있다는 이유로 응원하지 않는다. 주전으로 활약할 때만 지지를 보내며 그렇지 않으면 외면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한다.

LAFC 이적하면 ‘손흥민 특수’ 미국으로 이동…새로운 한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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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두른 ‘캡틴 SON’…유로파 우승의 환희
태극기 두른 ‘캡틴 SON’…유로파 우승의 환희 2025년 5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태극기를 두른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구단 역사상 첫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AFP 연합뉴스


손흥민이 미국 LAFC로 이적할 경우 새로운 한류 소비 생태계가 서구권에서 다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계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이자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지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와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사례에서 보듯 아시아 스타는 현지 경기력뿐 아니라 상품·방송·현지 기업 제휴 등 상업 전반에 걸쳐 파급력을 가진다.

손흥민이 LAFC로 이적한다면 이와 유사한 파급력이 MLS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LA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외국인 선수 슬롯을 비워둔 상태이며 토트넘이 요구한 800만 파운드(약 148억 원)의 이적료도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손흥민이 이적할 경우 리오넬 메시가 뛰고 있는 인터 마이애미와 정기 맞대결이 가능해지며 이는 손흥민 개인의 경력에도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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