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니면 돼?” 재난급 물난리 속 ‘물축제’ 강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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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5-07-22 21:15
입력 2025-07-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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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침수된 광주 쌍암동 도로
폭우에 침수된 광주 쌍암동 도로 광주 전역에 폭우가 내린 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쌍암동 일대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다. 2025.7.17 연합뉴스(독자 제공)


재난급 물난리로 28명이 죽거나 실종된 가운데,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물축제’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다.

22일 연합뉴스와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이는 ‘물총대전’이나 키즈풀, 얼음 놀이터가 포함된 전형적인 물놀이 축제다. 뉴진스님 등 유명 연예인들의 초청 공연도 이뤄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면서 동시에 물 제를 여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았고, 여전히 다수의 실종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 시끌벅적한 ‘물 축제’의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광주의 경우 이번 호우로 2명이 실종돼 1명이 숨지고 1명은 계속 실종 상태다. 재산 피해 규모는 361억원으로 광산구(130억원)는 북구(140억원) 다음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직장인 김모씨(52)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태도로 보일 수 있다”며 “행사를 연기하거나 조용한 축제로 변경할 수는 없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광산구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에서도 물 축제를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의 축제인 데다 취소를 원치 않는 인근 상인회의 입장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추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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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사단 군 장병 수해 복구 활동
31사단 군 장병 수해 복구 활동 광주 31시단 군 장병들이 22일 북구 신안교 일대를 비롯해 운암2동·용전동·용강동·문화동, 서구 서창동·마륵동, 동구 학운동, 광산구 평동·신창동·임곡동·어룡동·하남동 등에서 수해 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5.7.22 광주시 제공


전남 함평·장흥군도 물축제를 강행한다.

함평군은 오는 26일부터 물총대전과 EDM 버블파티 등 부대행사가 포함된 ‘물놀이 페스타’를 열기로 했다. 함평군은 이번 수해로 51억 50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곳이다.

장흥군도 26일부터 제18회 정남진 장흥물축제를 열고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와 물싸움, 수중 줄다리기 등을 진행한다.

다만 장흥 및 인접 지역의 경우 이번 호우의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군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살리기를 위해 18년째 이어진 축제여서 올해도 폭죽 행사 등은 배제하고 진행할 방침”이라며 “축제 수익금 일부를 수해 지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간 쏟아진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9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상태다.

주택 침수·파손, 도로·교량 파손 등 시설 피해 6752건이 발생해 현재 44%가량만 응급 복구됐고, 12개 시도·1282세대 2549명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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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2025.7.22 광주 광산구 제공
광주 광산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2025.7.22 광주 광산구 제공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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