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2도 무인기 지휘했다”…美 공군, MQ-20·XQ-58 시험 동시 확대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1-19 07:00
입력 2025-11-19 07:00

5세대 전투기 F-22까지 MUM-T 전면 투입
더워존 “기술 진전 뚜렷하지만 실전 운용 구조는 아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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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F-22 전투기(위)와 제너럴아토믹스 MQ-20 무인기(아래)가 협동 비행 시험 중 포착된 모습. 이번 시험은 F-22가 조종석에서 드론을 직접 지휘하는 차세대 유·무인 복합전력 실험의 일환이다. 미 공군·제너럴아토믹스 제공
미 공군 F-22 전투기(위)와 제너럴아토믹스 MQ-20 무인기(아래)가 협동 비행 시험 중 포착된 모습. 이번 시험은 F-22가 조종석에서 드론을 직접 지휘하는 차세대 유·무인 복합전력 실험의 일환이다. 미 공군·제너럴아토믹스 제공


미 공군이 차세대 협동 전투 무인기(CCA) 전력 구성을 위해 F-22와 F-16, F-15E를 중심으로 드론 통제 실험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WZ)은 17일(현지시간) “F-22 조종사가 MQ-20을 조종석에서 직접 지휘하는 데 성공했다”며 “유·무인 분산 전력이 현실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22 조종사가 MQ-20을 실시간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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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 시험·훈련장 상공을 비행 중인 MQ-20 어벤저 드론의 모습. 제너럴아토믹스 제공
미국 네바다 시험·훈련장 상공을 비행 중인 MQ-20 어벤저 드론의 모습. 제너럴아토믹스 제공


제너럴아토믹스는 지난달 21일 네바다 시험·훈련장 상공에서 F-22 랩터가 MQ-20 어벤저를 직접 통제하는 비행 시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F-22는 조종석 태블릿과 그레이스(GRACE) 모듈을 통해 MQ-20의 비행 절차와 임무 지시를 내렸고 양측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무전기가 명령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았다. GRACE는 F-22 내부에 설치하는 개방형 통합 컴퓨터 모듈로 드론 통제 기능처럼 새로운 임무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탑재할 수 있게 한다.

제너럴아토믹스는 MQ-20을 “자율 비행 능력을 이미 갖춘 플랫폼”으로 소개하며 “CCA 개발 속도를 끌어올릴 핵심 시험체계”라고 설명했다. 더워존은 MQ-20을 “CCA 대리 플랫폼이자 자율 기술을 빠르게 검증하는 실험용 드론”이라고 평가했다.

태블릿 기반 통제…더워존 “기술 입증됐지만 최종 해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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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조종사가 태블릿 기반 인터페이스로 무인기를 통제하는 모습을 담은 제너럴아토믹스 자료 이미지. 미 공군은 단좌 전투기에서도 드론을 직접 지휘하는 방식의 적합성을 검증하고 있다. 제너럴아토믹스 제공
전투기 조종사가 태블릿 기반 인터페이스로 무인기를 통제하는 모습을 담은 제너럴아토믹스 자료 이미지. 미 공군은 단좌 전투기에서도 드론을 직접 지휘하는 방식의 적합성을 검증하고 있다. 제너럴아토믹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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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마틴이 과거 실시한 시험에서 경공격기 L-39의 뒷좌석 조종사가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로 드론을 통제하는 장면. 단좌 전투기에서도 다수 무인기를 지휘하기 위한 미래 운용 구조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록히드마틴 제공
록히드마틴이 과거 실시한 시험에서 경공격기 L-39의 뒷좌석 조종사가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로 드론을 통제하는 장면. 단좌 전투기에서도 다수 무인기를 지휘하기 위한 미래 운용 구조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록히드마틴 제공


조종사는 태블릿 인터페이스로 MQ-20을 지휘했지만 단좌 조종사에게 이 방식이 실전에서 지속 가능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제너럴아토믹스 관계자는 “전투기 조종 임무와 드론 통제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록히드마틴 역시 “태블릿 방식은 빠른 실험에 적합하지만 더 적합한 구조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더워존은 “기술적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조종사 임무 분담과 기계 자율성 조정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F-22가 CCA 통제 허브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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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F-22 랩터가 2025년 4월 오클라호마주 앨터스 공군기지 에어쇼에서 기동 비행을 펼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미 공군 F-22 랩터가 2025년 4월 오클라호마주 앨터스 공군기지 에어쇼에서 기동 비행을 펼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미 공군은 F-22를 최초의 공중 CCA 통제기로 지정했다. 공군은 이 기능을 F-16, F-35, F-15 계열 전투기로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공군은 CCA 전력을 “적 방공망을 돌파하고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다수 플랫폼 구조”로 규정하며 미래 공세 작전 개념의 중심에 배치했다.

더워존은 “CCA의 규모와 배치, 운용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이번 실험은 그 방향을 정하는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F-16·F-15E도 XQ-58 통제…더에이비셔니스트 “큰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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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의 자율형 전술 무인기 XQ-58A ‘발키리’가 플로리다 에글린 공군기지 인근 시험구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미 공군의 자율형 전술 무인기 XQ-58A ‘발키리’가 플로리다 에글린 공군기지 인근 시험구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플로리다 에글린 기지에서는 지난 7월 미 공군이 F-16과 F-15E 전투기로 XQ-58 발키리를 통제하는 별도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시험에서 두 기종 조종사는 각각 발키리 두 대를 지휘하며 실제 공중전 훈련 절차를 검증했고 더에이비셔니스트는 이를 “인간과 기계 팀 구성이 본격화한 중대한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미 공군 연구소는 XQ-58 통합의 목표를 “조종사 부담을 줄이면서 상황인식과 임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번 비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국방부의 반자율 무인 전력 개발에 바로 투입할 것”이라며 XQ-58 시험이 단순 플랫폼 검증을 넘어 CCA 개념 전체를 다듬는 과정임을 시사했다.

더에이비셔니스트는 “4세대 전투기에서도 다수 드론 통제가 가능함을 확인했다”며 “CCA 전력이 특정 전투기 기종에 묶이지 않는 개방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Q-20·XQ-58 시험, ‘CCA 시대’ 사전 검증MQ-20은 내부 무장창과 저피탐 형상을 갖춘 고속 플랫폼으로 CCA 임무 검증에 적합하다. XQ-58은 저가 소모형 구조로 다수 편성을 전제로 한 분산 작전을 시험하기 좋다. 두 플랫폼의 목적은 다르지만 유·무인 복합 임무 설계를 검증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더워존은 “미 공군이 MQ-20과 XQ-58을 병행 활용하는 것은 향후 CCA 전력을 다층 구조로 설계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일본·유럽에도 영향…유·무인 복합전력 경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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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EX가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와 편대 비행하는 콘셉트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개한 이미지에서 KF‑21EX가 차세대 무인 전투기들과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를 구현하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향후 KF‑21은 AI 기반의 자율·협업 전투 능력을 갖춘 무인기들과 팀을 이뤄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KAI 제공
KF‑21EX가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와 편대 비행하는 콘셉트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개한 이미지에서 KF‑21EX가 차세대 무인 전투기들과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를 구현하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향후 KF‑21은 AI 기반의 자율·협업 전투 능력을 갖춘 무인기들과 팀을 이뤄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KAI 제공


이번 일련의 실험은 한국 KF-21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개발, 일본 차세대 전투기 사업, 영국 템페스트와 독일·프랑스의 FCAS 등 각국의 차세대 항공전력 설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공군은 2030년대 초 협동 전투 무인기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어 이번 실험에서 확보한 전술 구조와 인터페이스 자료를 중요한 참고로 활용할 수 있다.

전망: “전투기 1대 + 무인기 2~6대”…미래 공중전의 표준 구조록히드마틴은 이번 실험을 “미래 공중전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더워존은 “F-22·XQ-58·MQ-20 실험은 향후 10년 미 공군이 추진할 유·무인 복합전력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전투기 한 대가 다수 드론을 지휘하는 구조가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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