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말도 안 된다” 눈에 띄게 아름다운 이 ‘여성 모델’들 정체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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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림 기자
수정 2025-08-04 16:32
입력 2025-08-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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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제작한 게스 광고 사진 속 AI 모델. ‘세라핀 발로라’ 인스타그램 캡처
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제작한 게스 광고 사진 속 AI 모델. ‘세라핀 발로라’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의 유명 패션 잡지 ‘보그’ 8월호에 등장하는 ‘금발 머리’ 여성 모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표지에 실린 배우 앤 해서웨이보다 관심을 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 여성의 정체는 바로 인공지능(AI) 모델이다.

미국판 보그 2025년 8월호에 실린 의류 브랜드 ‘게스’ 광고 사진은 얼핏 보기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어 보인다. 몸에 딱 맞는 원피스를 입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포즈를 취하는 모델 옆 ‘AI를 사용해 만들어졌다’는 문구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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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제작한 게스 광고 사진 속 AI 모델. ‘세라핀 발로라’ 인스타그램 캡처
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제작한 게스 광고 사진 속 AI 모델. ‘세라핀 발로라’ 인스타그램 캡처


AI로 만들어진 게스 광고 모델은 영국 런던의 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개발한 것이다. 업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게스 공동 창립자인 폴 마르시아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브랜드(게스)의 여름 캠페인 일환으로 AI 모델 제작을 의뢰받았다”고 영국 BBC에 밝혔다.

이번 캠페인 광고에 등장하는 AI 모델은 마르시아노가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우리는 초안 모델 10명을 만들었고, 마르시아노는 그중 갈색 머리 여성과 금발 머리 여성 각각 한 명씩 선택했다”며 “그 두 명을 더 발전시켜 최종 모델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금발 머리 모델 ‘비비엔’과 갈색 머리 모델 ‘아나스타샤’라는 AI 모델이 완성된 것이다. 게스 광고에 활용된 이 두 모델은 보그를 비롯해 여러 잡지에 당당히 실렸다.

소비자들, ‘AI 모델’에 불만…보이콧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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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보그 2025년 8월호에 실린 의류 브랜드 ‘게스’ 광고 사진. 사진 속 금발 머리 여성은 인공지능(AI) 모델이다. 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 홈페이지 캡처
미국판 보그 2025년 8월호에 실린 의류 브랜드 ‘게스’ 광고 사진. 사진 속 금발 머리 여성은 인공지능(AI) 모델이다. 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보그 지면에 AI 모델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모델 일을 하려는 사람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이건 말도 안 된다”, “이젠 일반 여성들이 보정된 모델들과 비교당하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여성들과 비교당해야 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게스와 보그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지만, 게스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보그 측은 “해당 광고는 광고일 뿐, (보그) 편집부의 결정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광고이기 때문에 보그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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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제작한 게스 광고 사진 속 AI 모델. ‘세라핀 발로라’ 인스타그램 캡처
AI 마케팅 전문업체 ‘세라핀 발로라’가 제작한 게스 광고 사진 속 AI 모델. ‘세라핀 발로라’ 인스타그램 캡처


세라핀 발로라의 공동 창업자인 발렌티나 곤살레스와 안드레아 페트레스쿠는 게스 캠페인을 둘러싼 논란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게스 캠페인을 제작하기 위해 실제 사람 모델을 고용했다”며 “사람 모델은 일주일간 스튜디오에서 게스 의상을 입고 촬영에 임했으며, 이 촬영이 AI 모델에 옷을 어떻게 표현할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됐다”고 설명헀다.

곤살레스는 “어떤 포즈가 제품을 가장 돋보이게 할지, 실제 여성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야 했다”며 “그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AI를 생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AI 모델은 이미 패션 광고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지난달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망고’는 10대 여성들을 위한 의류 홍보를 위해 AI 기반 캠페인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글로벌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는 2023년 3월 마케팅에 더욱 다양한 체형과 피부톤을 반영하기 위해 AI 기반 모델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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