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배고파서 스트레스”…방콕 거리서 관광객에 불 지른 남성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수정 2025-08-10 13:30
입력 2025-08-10 11:38
이미지 확대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현지인이 말레이시아 관광객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사건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캡처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현지인이 말레이시아 관광객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사건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캡처


태국 방콕의 번화가 쇼핑몰 앞에서 일면식도 없는 관광객에게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현지인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그는 일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일 끼니를 굶은 스트레스가 극심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카오소드 영문판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쯤 방콕 시내 라차프라송 교차로에 있는 쇼핑몰 앞에서 와라콘 팹타이송(30)이 각각 26세·27세인 말레이시아인 관광객에게 불을 붙인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와라콘은 피해자들에게 말을 건 뒤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쇼핑몰 계단에 앉아 있던 피해자들에게 시너를 뿌리고선 피하려는 피해자들에게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얼굴과 몸에 화상을 입은 피해자들은 경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 1명은 상체 앞뒤로 2도 화상을 입는 중상을 입었고, 다른 1명은 신체 36%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미지 확대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용의자가 체포돼 길바닥에 앉아 있던 중 시민에게 구타당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용의자가 체포돼 길바닥에 앉아 있던 중 시민에게 구타당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당시 주변에 있던 목격자들은 범행 직후 와라콘을 제압해 경찰에게 인계했다. 와라콘을 제압한 목격자들은 경찰이 출동해 와라콘을 체포한 뒤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결박된 와라콘을 구타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시너가 담긴 1.5L 페트병과 라이터 등을 증거물로 확했다.

경찰 조사에서 와라콘은 범행을 시인하며 피해자들에게 별다른 불만이나 원한이 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실업과 배고픔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범행 동기라고 주장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직 권투 선수였던 와라콘은 경비원으로 일하다 최근 해고됐고, 새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범행 당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면서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져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와라콘에 대한 약물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이미지 확대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용의자가 체포돼 길바닥에 앉아 있다. 엑스 캡처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앞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에게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용의자가 체포돼 길바닥에 앉아 있다. 엑스 캡처


피해자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이며 수사 당국은 향후 이들에게서 추가 진술을 받을 계획이다.

태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주태국 말레이시아 대사관과 병원, 보험회사,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외무부 장관은 “화상은 외부 압력에 민감해 상처 부위가 먼저 건조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즉시 귀국은 만류한 상태”라며 두 피해자 모두 당분간 태국에서 치료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태국의 관광부 장관까지 나선 것은 최근 방콕에서 중범죄가 잇따라 벌어지면서 관광객 감소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한 총격범이 방콕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경비원과 상인을 상대로 총격을 가해 5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희생자 중 관광객은 없었으나 워낙 관광 명소로 유명한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진호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