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엔 검은 현무암만 있다고? 밝은 각력암도 있다…각력암 지대 천연기념물 지정

윤수경 기자
수정 2025-07-15 22:11
입력 2025-07-15 22:11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모세왓은 모래밭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며 유문암은 대표적인 화산암으로 색이 밝은 암석, 각력암은 각이 진 자갈들로 만들어진 암석을 의미한다.
이 지대는 제주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방향 외곽 지역에 크기가 제각각인 유문암질 암석 조각들이 서로 맞물려 넓게 분포하는 구역이다. 규모는 약 2.3km에 달하며 최대 폭은 500∼600m 수준이다.
약 2만 8000년 전, 소규모 용암돔(분출된 용암류가 만들어낸 화산암 언덕)이 붕괴하면서 생긴 화산쇄설류에 의해 만들어져 화산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이곳에서 확인되는 유문암질 암석은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두운색을 띠는 현무암질 암석과는 달리 이산화규소 함유량이 많아 밝은색을 띠고 있다.
그동안 제주에는 현무암질 암석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에서 유문암질 암석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생성 연대가 명확히 밝혀진 유문암질 각력암 파편들이 비교적 넓은 지표퇴적층에서 발견된다. 이 암석은 밝은색이어서 다른 암석과 쉽게 구별되기 때문에 한라산 고지대의 화산 퇴적층이 쌓인 순서를 해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윤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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