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예술이 된 순간… “오케스트라처럼 디자인하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수정 2025-07-14 14:52
입력 2025-07-14 00:56

사운드 아트 거장 ‘료지 이케다'展

광주 亞문화전당 10주년 맞아 재회
신작 4점 포함 융합 작품 7점 선봬
이케다 “관객 본인만의 메시지 찾길”
이미지 확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포부터 광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예술로 체험할 수 있는 료지 이케다의 ‘데이터-벌스’(data-verse) 3부작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전시돼 있다. 광주 뉴시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포부터 광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예술로 체험할 수 있는 료지 이케다의 ‘데이터-벌스’(data-verse) 3부작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전시돼 있다.
광주 뉴시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관측 자료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유전자 정보까지 다양한 데이터가 40m 길이의 벽에 투사된 3개의 화면을 통해 끊임없이 흐른다. 양을 셀 수 없는 데이터는 수많은 점, 선으로 존재하며 때론 동심원 같은 모양을 만들어 내기도,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한순간 퍼졌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데이터로 예술을 하는 일본 작가 료지 이케다(59)의 개인전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고 있다. ‘ACC포커스-료지 이케다’전이다. 2015년 ACC 개관 이후 이케다와 ACC가 10년 만에 재회했다. ACC 관계자는 “이케다는 예술과 기술, 사회와 문화의 융복합을 추구하는 기관의 비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작가로 개관 10주년을 맞아 그의 전시를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포부터 광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예술로 체험할 수 있는 료지 이케다의 ‘데이터-벌스’(data-verse) 3부작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전시돼 있다. 윤수경 기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포부터 광대한 우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예술로 체험할 수 있는 료지 이케다의 ‘데이터-벌스’(data-verse) 3부작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전시돼 있다.
윤수경 기자


이번 전시에는 신작 4점을 포함해 오디오, 영상 등이 융합된 작품 7점을 선보인다. 컴컴한 전시장으로 관람객을 이끄는 작품은 천장에 설치된 ‘데이터 플럭스’(data.flux)[n˚2]다. DNA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하학적 패턴이 10m 길이의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끝없이 흐른다. 이 작품은 전시 공간으로 홀린 듯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 다른 신작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는 가로, 세로 10m의 바닥 스크린에 투사된 검은 원과 흰빛의 극명한 대비와 신체를 울리는 전자음으로 관람객의 새로운 감각을 깨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2000년부터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 ‘데이터-벌스’ (data-verse) 3부작이다. 존재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부터 우주를 구성하는 물리학 데이터까지 방대한 과학적 정보를 시청각적 경험으로 전환해 우리 세계의 새로운 차원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화면과 고주파 사운드는 혼란 속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쏟아낸다.

전시에 맞춰 한국을 찾은 이케다는 자신을 ‘비주얼 아티스트’가 아닌 ‘작곡가’라고 표현했다. 그는 “개별 작품이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연동될 수 있게 철저히 계산해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사용하는 데이터에 관해서는 “정적인 데이터는 물론 초마다 변화하는 날씨, 세포의 분열과 같은 동적인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케다는 관람객들이 콘서트를 즐기는 것처럼 전시를 감상하길 바랐다. 그는 “콘서트에서는 누구도 (의도를) 질문하지 않는다”며 “자신만의 경험과 감성에 기대어 작품에서 본인만의 메시지를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28일까지.

광주 윤수경 기자
2025-07-14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1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