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8∼22세男 출국 전격 허가…대선 ‘표심잡기’ 시동?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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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5-08-27 16:12
입력 2025-08-27 16:05

18∼22세 남성 출입국 제한 해제
“해외 체류자도 귀국·재출국 가능”
내무 장관 “해외유학 장려 조치”
대선 국면서 ‘포퓰리즘 정책’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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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제정 국제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인 1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청년 포럼’ 행사에서 청년 및 군인 참가자들에게 훈장과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2025.8.12 우크라 대통령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제정 국제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인 1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청년 포럼’ 행사에서 청년 및 군인 참가자들에게 훈장과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2025.8.12 우크라 대통령실


우크라이나가 18~22세 청년에 한해 출입국 제한을 전격 해제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정부는 출입국 절차를 개정해 18∼22세 사이 남성이 계엄령 기간에 제약 없이 국경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스비리덴코 총리는 이번 조치가 발표 이튿날부터 해당 연령의 모든 시민에게 적용된다면서, 현재 해외 체류자들도 자유로운 귀국과 재출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전시 계엄령 하에 18~59세 남성의 출국을 전면 제한해왔다. 전쟁 상황에서 징집 대상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수천명의 남성이 징집을 피하려고 불법 무단 출국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장관은 청년들에게 더 많은 해외 유학 기회를 제공해 향후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는 현 젤렌스키 정부가 전쟁 이후 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놓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젤렌스키, 출입국 제한 일부 해제 직접 지시
계엄령 연장-선거 미실시 ‘집권 정당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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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제정 국제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인 1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청년 포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8.12 우크라 대통령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제정 국제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인 1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청년 포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8.12 우크라 대통령실


이번 조치는 유엔 제정 국제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인 지난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조국과의 연결을 유지하고, 특히 학업 분야에서 스스로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18일 유럽 지도자들과 함께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 실시 의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전쟁이 끝나고 안전해지면 가능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가 만료됐지만 계엄령을 연장하며 선거를 미루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선거 실시를 압박하고 있어, 종전 협상과 맞물려 대선이 실시될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英-우크라, ‘전후 선거’ 관련 양해각서 체결
머지않은 우크라 대선…표심잡기 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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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비자이 랑가라잔과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올레흐 디덴코가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전쟁 이후의 선거’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2025.8.19 영국 선관위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비자이 랑가라잔과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올레흐 디덴코가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전쟁 이후의 선거’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2025.8.19 영국 선관위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 다음 날인 19일 영국 선거관리위원회와 ‘전쟁 이후의 선거’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영국 내 선거를 감독하고 선거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관리·규제하는 영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MOU는 민주적 절차를 보호하겠다는 공동의 약속을 확인하고, 향후 몇 년간의 협력 틀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영국 런던에서 ▲허위·조작 정보 문제 ▲외세의 선거 개입 ▲선거의 물리적·사이버 보안 ▲재외국민 투표 ▲대중 인식 제고 ▲정치자금 규제 등과 같은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올레흐 디덴코는 “우리가 도전적인 ‘전후(戰後) 선거’를 준비하는 데 재외 투표, 허위정보 대응과 같은 중요한 절차에 대한 영국과의 협력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려운 선거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준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대선이 머지않은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18~22세 남성의 출입국을 전격 허가한 것은 사실상 선거를 염두에 둔 ‘표심잡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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