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총리·의료계 첫 회동… ‘의료개혁 포기’는 아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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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7-09 00:53
입력 2025-07-0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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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취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의료계 대표들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의정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세종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취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의료계 대표들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의정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세종 연합뉴스


1년 반 동안 얼어붙었던 의정 갈등의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그제 취임 첫날 의료계 대표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당부한 만큼 정부의 해결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회동에서 의대생 복귀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부상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하기 때문이다. 의료계가 제시한 ‘늦어도 21일까지 복귀’ 시한은 트리플링 사태를 막는 마지노선이다. 2024학번부터 2026학번까지 3개 학번이 1학년 수업을 동시에 듣는 상황이 온다면 의료교육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

하지만 의료개혁의 원칙까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공의들은 복귀 조건으로 ‘이전 정부 의료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인력 확충, 필수의료 강화라는 전 정부 개혁의 기본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정부는 단순히 의료계 요구를 수용할 것이 아니라 개혁의 속도와 방식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학사 유연화 방안도 마찬가지다. 의대생 복귀를 위한 현실적 대안이지만 이를 두고 특혜 논란이 번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일이다. 지난해 의대생 집단 유급 방지를 위해 실시한 학사 유연화 조치가 원칙을 어긴 특혜로 비판받은 전례도 있다.



의정 대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의료계 내부 갈등의 해결이다. 의료계 내부에는 현장 복귀에 대한 온도 차가 엄존하고 있고 성형외과·피부과 등 인기 진료과와 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 간 입장 차이도 크다. 근본적으로는 필수의료를 택한 의사들이 손해를 보는 잘못된 건강보험 보상체계가 이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김 총리의 중재는 시작일 뿐이다. 의료개혁 원칙을 지키면서 현실적 해법을 찾는 것이 과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의료진 복귀뿐만이 아니다. 필수의료 보상체계 개선, 건강보험 재정 안정, 뺑뺑이 돌지 않는 응급실 등 의료 환경의 실질적인 변화와 개혁이다.
2025-07-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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