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3억, 전원주 27억… ‘금테크’ 대박 뒤에 숨은 함정

김유민 기자
수정 2025-10-20 16:16
입력 2025-10-20 15:33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예인들의 ‘금테크’ 성공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과열 조짐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5년 만에 3배… 김구라의 ‘감’ 투자
방송인 김구라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서 5년 전 1억 1000만원에 매입한 금이 현재 3억 4000만원이 됐다고 밝혔다.
김구라는 “5년 전 ‘구라철’ 촬영 때 금 거래소에서 1억원 어치를 샀다. 부가세 10%를 포함해 1억 1000만원을 지불했다”라며 “몇 년간 10% 수익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샀다”고 말했다.
1kg짜리와 350g짜리 금괴를 매입한 김구라는 몇 년 전 금값이 오르면서 시세가 2억원대에 달했을 때 매도를 고려했으나, 아내의 만류로 보유하기로 했다.
김구라는 “아내가 ‘오빠 돈도 있는데 왜 팔아. 내버려둬’라고 했다. 사실 아내가 경제적 상식이 나만큼 있겠냐. 근데 여자들이 감이 있더라”며 웃었다.

전원주, 10억원어치 모은 金→27억 됐다
재테크의 달인으로 알려진 배우 전원주도 금테크의 수혜자다.
전원주는 2022년 1월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돈 생기면 금 산다. 사서 금고에 금만 넣어뒀다”며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조금씩 모으니까 한 10억원어치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1월 기준 금값은 한 돈에 30만원 가량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약 3330돈을 보유한 셈이다. 17일 기준 한 돈은 약 83만 700원. 해당 시세로 계산하면 3330돈은 약 27억 6535만원이다.
전원주는 “금을 한 20~30년 정도 모은 것 같다. 그때는 한 돈에 4만 얼마였다”며 장기간 금테크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금은 아주 화끈하다. 가지고 있으면 든든하다”는 것이 그의 투자 철학이다.
치솟는 금값… 현물 품귀 현상까지
금값은 지난 1년간 50% 이상 급등했으며, 한 달 동안에도 10% 이상 올랐다. 올해 상승률만 65%에 달한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 투자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달러 가치 하락 전망도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탈달러화’ 전략의 일환으로 금을 대거 매입하면서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에서는 현물 금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표준금거래소는 지난 14일 골드바와 돌반지 등 일부 제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고 밝혔다.

금감원 “국내 금값 13% 고평가…신중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은 과열 조짐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국내 금 현물 가격은 1g당 21만8000원으로, 국제 시세(약 19만 3000원)보다 약 13.2% 높았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이 현상은 국내외 금 가격 괴리율이 10%를 넘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최근 5년 사이 단 두 차례만 발생했다.
금감원은 “수급 상황 등에 따라 국내 금 가격이 일시적으로 국제 가격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일물일가의 법칙에 따라 결국은 국제 시세와 수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월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22.6% 높게 형성됐지만, 이후 18영업일 동안 국내 금값이 하락하면서 격차는 0.7%까지 좁혀졌다. 이 기간 국내 금 현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급격히 떨어졌다.
금감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국내 금값은 장기적으로 국제 가격과 점차 일치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국내 금 가격이 일시적으로 고평가될 때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신중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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