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에 “김건희 면회해달라” 요청한 기자, 주진우였다

김소라 기자
수정 2025-08-22 15:56
입력 2025-08-22 15:56
주진우 “신평에게 김 여사 건강 봐달라 해”
신평 “주진우, 尹 부부 내외 진심으로 걱정”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김건희 여사를 ‘무단 접견’한 뒤 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신 변호사에게 김 여사에 대한 면회를 요청한 언론인이 ‘시사인’ 출신 주진우 기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씨는 지난 21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여사의) 건강은 어떤지 좀 들여다봐달라고 (신 변호사에게) 내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 변호사는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아침에 주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스스로 자신이 ‘문제의 진보언론인’임을 밝혔다고 한다”면서 “나는 그의 이름을 숨기며, 나아가 그 언론인은 주진우 기자가 아니라는 말까지 했는데 쑥스럽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진보 진영의 탐사보도 기자의 요청으로 김 여사를 면회했다”면서, 해당 기자가 김 여사의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에게 도와달라는 취지로 이같이 요청했다고 전한 바 있다.
신 변호사는 자신과 주씨가 오랫동안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맺어왔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SNS에 올린 글에서 “주 기자는 비록 정치적 견해의 차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내외를 비판해왔으나, 지금 이 시점에서 윤 전 대통령 내외의 안위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점에서 나와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어 주씨가 자신에게 김 여사에 대한 법률적 도움을 주기를 원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신 변호사는 “주 기자는 김 여사 변호인이 그동안 저질러온 실책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나에게 김 여사를 만나 실질적 도움을 주기를 원했던 것이 아니냐고 했다”면서 “김 여사를 뵙고 변호인 문제도 상의했으나 (법률적 조력은) 어렵다고 말씀드렸고, 김 여사도 수긍하며 바깥에서라도 도와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 ‘무단 접견’…“도움 드리려 했다”또 신 변호사가 김 여사를 무단 접견하고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여사의 발언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덧붙여 전파하고 있다는 김 여사 측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내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올리는 것이고, 이를 본 언론사의 취재에 응해 두 분의 입장을 대신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는 온갖 악마화의 마수에 시달리며 지금의 우울증에 다다른 것”이라며 “특검이나 이재명 정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우울증 병환을 가벼이 보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서울 남부구치소를 찾아 김 여사를 접견했으며, 김 여사가 자신과의 접견 자리에서 “내가 죽어야 남편이 살 길이 열린다”, “오죽했으면 우리 남편이 계엄을 했겠나”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여사 측 유정화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신 변호사는 접견 신청을 ‘대통령이 보낸 사람’으로 오인하게 해 승낙을 받아냈는데 이는 접견 절차를 악용한 기망적 행위”라며 신 변호사가 김 여사로부터 선임된 변호인이 아닌데도 김 여사를 ‘떠보기 위해’ 접견했다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는 또 김 여사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배신하지 않았으면 무한한 영광을 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신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의 행위는 단순한 부적절을 넘어, 법조인의 본분을 망각한 심각한 일탈이자 비윤리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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